03Written by. Maria ‘사귀자’라는 어떤 특별한 의미를 담은 말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막상 그 단어를 듣기 전과 달라진 건 없었다. 1시간 일찍 시작하는 그들의 아침 연습도, 오전수업도. 함께 먹는 점심시간도, 오후수업도. 그리고 마지막에 시작하는 부 활동. 자율연습. 귀가. 2~3일에 한 번씩 하던 연락이 날마다 하는 거로 변했다는 것과, ...
02Written by.Maria 아카아시가 살며시 비켜섰다. 보쿠토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아직 교복 차림이었다. 그렇다 해도 재킷은 팔에 걸고 있었고 와이셔츠는 단추를 다 풀어헤쳐 안에 입은 남색 반팔티가 그대로 드러났다. 제대로 입고 있는 건 바지뿐. 넥타이는 가방 끝에서 삐죽 삐져나와 덜렁거렸다. 보쿠토가 제 이름표가 붙은 라커룸 앞에 서서 셔츠를 ...
01 Written by. Maria “아….” 아카아시 케이지는 방금 제 숨이 10초 정도 멈췄다고 생각했다. 부실 안에 아무도 없었던 걸 꼼꼼하게 확인했을뿐더러, 다른 사람이 오기까진 아직 15분이나 이른 시간이었다. 이 짧고도 비밀스러운 시간을 위해 매번 수업이 끝나자마자 굉장한 속도로 달려 부실에 왔는데. 역시 해선 안 될 짓을 한 자에게 신이 내리...
숨길 수 없어요 Written by. Maria 그런 말을 했던 적 있다. 여름엔, 여름만의 냄새가 난다고. 활짝 폈던 벚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벚나무엔 여린 연녹색 이파리가 드문드문 피었다. 점퍼에 재킷, 카디건과 조끼까지 꾸역꾸역 챙겨입던 겨울을 지나 봄이 오고, 그마저도 셔츠 한 장이면 될 정도로 가볍고 따뜻해졌다. 중간고사가 끝난 날이었다. 오늘...
어느 봄날 Written by. Maria 계절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 사랑도 그렇다. 발걸음 소리도, 노크도 없이 불쑥 가슴속에 들어와 빼꼼 얼굴을 내민다. 빈방에 촛불을 켜듯, 은은하게 물들어버린다. 그 어느 봄날, 교정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나무 아래에 서 있던 너를 본 날. 아름답게 송이송이 떨어지던 꽃잎 아래에 있던 네가. 나의 가슴에 소리도 ...
No TomorrowWritten by. Maria 아카아시 케이지는 택시에서 내렸다. 3년 만의 도쿄였다. 괜스레 마음이 울렁거려 발끝으로 바닥을 툭툭 찼다. 3년. 길고도 짧은 그 시간 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제 영혼을 딱 절반 나누어 다 줘버린 상대와 이별을 하고, 부모가 골라준 아무와 선을 봐 결혼하고, 결국, 다시 이혼하여 이 자리에 섰다...
Bon appétit!Written by. Maria 카페 Owl의 시작은, 언제나 오나가의 힘찬 기합소리로 열린다. 으랏차! 우유가 가득 든 상자를 트럭에서 내리는 목소리가 우렁차다. 우유와 버터, 그리고 달걀 등등 하루 동안 카페에서 쓸 식료품을 모두 체크하고 나면, 가게 뒤편에 있는 작은 주방문을 열고 그것들을 안으로 빠르고 신속하게 이동시킨다. 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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